천 년 왕국 신라의 수도 경주는 역대 왕과 귀족들의 무덤이 곳곳에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기원전 57년부터 서기 935년 경순왕이 고려에 항복할 때까지 긴 시간 동안 나라의 기틀을 만들고 영토를 확장하며 성장한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고 다시 분열되는 역사의 진통을 맞이한다. 56명의 왕 중 정확하게 무덤이 밝혀진 왕은 8명이고 무덤이 파악되지 않은 왕도 18명이나 있고 나머지 무덤도 학자들에 따라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무덤을 선택한 이유는 장소에 대한 정확성보다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로 삼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시 안에 많은 무덤이 존재하는 경주가 사람들에게 어둡고 칙칙한 곳이 아니라 관광지로 사랑받는 이유는 이천 년의 시간이 흘러 이제 무덤이라기 보다는 옛것으로의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 일 것이다. 많이 파헤쳐지고 달라진 모습의 경주지만 왕릉을 하나씩 짚어보며 신라를 찾아가 보는데 이 책의 목적이 있다.
책은 1부에서 신라의 건국, 신분, 경제, 행정제도와 함께 월성, 능의 구조와 형식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한다. 월성은 아직 발굴 진행 중이라 발굴 내용에 관해 이야기 했으며, 능의 구조에서는 2장에서 살펴볼 능에 대한 기본 정보를 담았다.
2부에서는 56명의 왕과 귀족 무덤으로 추정되는 김후직, 김유신, 김인문, 김양의 묘에 대해서 그리고 각 왕을 설명하면서 같이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함께 적었다. 5대 파사이사금의 경우는 오릉과 함께 표현하기 위해 4대 탈해 이사금보다 앞에 적었고 김유신의 경우는 경순왕 다음에 능과 업적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다. 신라 상대는 진덕왕 때까지로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고 영토를 확장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중대인 무열왕부터 혜공왕까지는 삼국을 통일하고 불교 대신 유교를 정치사상으로 삼아 왕권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볼 수 있다. 신라 하대에 들어가면 백십 년 동안 13명의 왕이 서로 죽고 죽이기를 반복하며 왕위 쟁탈전을 벌인다. 이 시기를 거치며 신라는 급격히 쇠퇴하고 60년 후 신라는 고구려에 무릎을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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